술에 취해 부산 도시철도 안에서 승객에게 행패를 부리던 고교생이 자신을 열차에서 끌어내렸다는 이유로 선로로 도주하는 등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도시철도 전체가 15분 동안 마비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25 일 부산 서부경찰서와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4일 밤 8시 26분께 노포동 방면으로 운행 중인 부산 도시철도 1호선 2318호 열차의 6호차 안에서 10대 청소년이 술에 취해 30대 여성 승객에게 욕설을 하며 행패를 부리고 있다는 신고가 교통공사 콜센터에 접수됐다.

↑ 【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부산 서부경찰서는 25일 만취 상태로 난동을 부려 부산 도시철도 양 방향 운행을 15분 동안 중단시킨 고교생 A(17)군을 철도안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사진은 지난 24일 밤 8시34분께 도시철도 1호선 토성역 승강장에서 A군이 전화를 하면서 열차 출입문과 승강장 사이에 발을 끼워넣어 운행을 방해하고 있는 모습. 2014.03.25. (사진=CCTV영상 캡처) yulnetphoto@newsis.com

신고를 받은 교통공사는 8시30분께 토성역에 도착한 열차를 세우고 직원들을 동원해 부산의 한 실업계 고교에 재학 중인 A(17)군을 열차 밖으로 끌어내렸다.

이 과정에서 A군은 열차의 문이 닫히지 않게 손을 잡고 좌석 팔걸이에 발을 거는 등 완강히 저항했다.

직원 3~4명과 승객들이 합심해 결국 A군을 열차에서 끌어내렸지만 A군은 직원들을 뿌리치고 또다시 열차에 다가가 출입문과 승강장 사이에 발을 끼워 넣으며 열차가 움직이기 못하게 했다.

더이상 손 쓸 방법이 없자 교통공사는 8시35분께 경찰에 신고했고, 곧이어 경찰 10여 명이 출동했다.

경찰이 출동하자 A군은 열차와 열차 사이의 연결부위 공간을 통해 선로로 달아나 열차 아래를 기어다니기 시작했다.

A군의 난동으로 도시철도 1호선 양 방향의 모든 열차가 15분 동안 멈췄다.

A군은 결국 8시40분께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만취한 A군을 상대로 조사진행이 어렵다고 판단, A군의 부모를 불러 귀가조치 했다.

경찰은 A군이 술을 마시게 된 경위와 난동을 부린 이유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철도안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