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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ONEPIE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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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예능의 자격을 스스로 증명한 '무한도전'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무한도전> 라디오데이는 FM4U의 잔치 겸 <무한도전>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라디오데이 당일, MBC 실시간 라디오 서비스 '미니'는 엄청난 접속 폭주로 몇 차례나 다운됐고 쏟아지는 문자와 피드백을 게시판은 소화하지 못했다. 라디오 관계자들은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반응에 너나할 것 없이 처음 겪는 일이라며 놀라워했다. 실제 당일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를 '미니'가 기록하는 등 하루 종일 파란을 일으켰다.
MBC 라디오국은 몇 해 전부터 일 년에 단 하루 MBC FM4U 소속 DJ들이 서로 자리를 바꿔서 진행하는 '패밀리데이'라는 특별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패밀리데이가 되면 청취자들도 어떤 색깔과 어떤 특별함이 있을지 들뜬 마음으로 기대를 갖는다. 말 그대로 패밀리데이, 가족 같은 청취자들을 위한 특별 행사였다.
그런데 평소 고요하던 라디오 동네에 <무도>의 카메라가 한번 비추자, 패밀리데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축제가 열렸다. 기존 청취자들은 물론 수많은 신규 청취자들이 유입됐다. 이런 파급력을 형성할 수 있는 건 우리나라에 오로지 <무도>뿐이다. 이 기현상, 이 운집효과는 아직 <무도>가 '살아 있다'는 방증이었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힘이 빠졌다는 소리를 듣던 <무도>였다. 이제 힘이 떨어졌다, 초심으로 돌아가라, 어느 순간부터 의리로 본다, 등등 매주 방송이 끝나자마자 부정적인 의견이 분분하고, 광폭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던 시절과는 위상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오랜 시간 이토록 인기를 유지한 사례가 최초라 적절히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확실히 예전 같지는 않다.
그런 이 때, 이번 특집은 집나간 며느리도 불러들인다는 가을전어처럼 잊혀지고 무뎌졌던 팬심을 불러일으켰다. 라디오데이 당일의 폭발적인 반응은 우리가 기억하는 <무도>의 영향력이었다. 라디오데이 날 하루는 <무도> 방영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뜨겁고 <무도>의 기운으로 가득했다. 단순히 시청하는 행위를 넘어서 예전처럼 일상의 공기를 들뜨게 만들었다.
실제 라디오 방송 당일, 회사에서 학교에서, 평소 안 듣던 라디오를 듣기 위해 낑낑거리고, 황급히 미니를 다운받아 듣는 등 <무도>발 열띤 분위기와 풍경이 꽤 오랜만에 연출됐다. 함께 숨죽이고 멤버들이 얼마나 잘 소화할지 함께 긴장하고, 얼마나 엉뚱한 웃음을 줄지 기대하면서 하루 종일 라디오에 귀를 기울였다. 정작 2주 후에 방송된 <무도>는 그날의 그 기억과 설렘을 확인하고 보충하는 자리였다.
지난주 방송에서는 그날, 그 들떴던 기운을 다 잡아내지 못했지만, 대신 각자 멤버들의 캐릭터를 맘껏 살려낼 수 있도록 부각했다. TV예능계에선 더 올라갈 곳이 없는 멤버들이지만 라디오라는 조금 낯선 매체 앞에서 각자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낮은 자세로 열심히 하려는 모습, 긴장하고 당황하는 모습,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에서 누군가가 매일 찾는 초심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웃음 활명수로써의 제 역할을 한 박명수 리포터나 시경에 나가서 교통상황을 브리핑한 유재석의 모습을 보면서 응원단 행사를 다니던 시절 공유했던 감정과 기억을 오랜만에 상기하게끔 했다.
2007년 MBC 연말 시상식의 화려한 구원투수로 나선 이래 <무도>의 영향력은 단순히 토요일 편성표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었다. MBC 자체의 넘버원 브랜드이고, 구국의 첨병이었다. 그 뒤, 세월은 흘렀지만 이번 특집을 통해 FM4U에는 차세대 연료를 주입했고, <무도>는 건강검진 차원의 자체점검을 한 셈이었다. 결과는 매우 좋았다.
이번 특집은 <무도> 특유의 함께하고 있다는 소속감, 연대의식을 다시금 불러 일으켰다는 데서 반가웠다. <무도>를 흔히들 국민예능이라고 부르는 것은 인기가 그만큼 많아서가 아니다. 더 정확하게는 시청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방송이기 때문이다. <무도>가 오늘날의 브랜드를 갖출 수 있었던 것은 캐릭터쇼 확립 이후 시민들 속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시청자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고, 방송과 현실의 괴리를 없애고, 연예인의 방송과 우리 일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새로운 시선을 만들어냈다. 이것은 접해본 적 없었던 볼거리이자 기분이었고, 안 그래도 웃기고 호감 있었는데 우리 곁으로 가깝게 내려와 다가오니 어느새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라 친구의 우정, 혹은 연대의식을 만들어냈다.
라디오데이는 오랜만에 바로 이 시절의 기분을 느끼게 했다. <무도>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한다'는 기분을 다시금 들게 했다. 시청의 개념을 확장한 특유의 패밀리십. <무도>가 개척하고 있는 TV프로그램과 시청자 사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실험이 여전히 유효함을 라디오를 통해 스스로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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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무한도전을 의리 때문에 본다고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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