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군이 한국형 항공모함을 위한 최초의 도약으로 독도급 강습상륙함이 있습니다. 독도함은 수직이착륙형 전투기와 헬기 및 상륙용 LCAC 모두를 운용할 수 있는 미국식 LHD급 함정의 축소판으로 건조되었습니다. 독도급은 초기단계에서는 해병대 상륙부대의 수송능력에 집중된 미국의 산안토니아급 LPD와 유사한 선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해군의 요구에 따라 해리어 수직이착륙기를 운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님은 물론 함대 및 상륙부대의 지원이 가능한 항공모함 + 해병대 상륙함 + 지휘통제함이라는 기능을 모두 갖춘 다목적 함정으로 변경되어 건조되었습니다. 그러나 작은 선체에 3가지 기능을 모두 집어넣는 것은 당연히 무리가 많았습니다. 미국도 못하는걸..

독도급은 경항공모함으로 운용되기에는 후방의 LCAC 상륙정 운용을 위한 웰 도크에 의한 공간 낭비가 심해 함재기의 운용 수가 너무 떨어집니다. (최대 12대) 그리고 해병대 상륙함의 수송기능 역시 격납고가 함재기 탑재를 위하여 다층구조가 아닌 항공모함형의 1층 구조로 되어 있어 일반 전투차량의 탑재면적 역시 너무 떨어집니다.

도리어 부수적이었던 지휘함으로써의 기능은 비교적 충실한 편이나 지휘함의 능력을 위해 장착된 SMART-L 3차원 장거리 대공레이더 및 지휘통제구조는 함의 제작 단가에 영향을 미쳐 척당 건조가격이 약 5천억에 이르는 불상사가 일어나게 됩니다. 이는 유럽이 운용하는 통상적인 LPD형 상륙함의 건조비가 약 2천억 이하인 것을 고려해 본다면 지나치게 비싼 건조비였습니다.

결국 독도함은 그 주체성이 모호한 함정으로 건조되었으나 차기 한국형 항공모함을 위한 실질적인 데이터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독도함을 통하여 얻어진 성과는 5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1. 항공모함 운용 시 필수적인 항공지휘시스템 및 탐지거리 400km급 SMART-L 장거리 3차원 대공 레이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 때문에 가격이 높아졌으나 역설적으로 독도급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무엇보다 이탈리아의 갈릴레오 에비오니카사에서 개발한 고정익 항공기 착함관제 레이더인 SPN-720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레이더는 2005년에 영국해군의 인빈서블형 경항공모함인 일러스트리어스와 아크로열에게 해리어 전투기 운용지원을 위해 새로 설치되기도 한 모델입니다.

또한 SPN-720 레이더는 미국해군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에 달려 있는 고정익기 관제용 착함관제레이더인 SPN-46과의 경쟁을 이기고 채택된 시스템이기도 합니다. 이 의미는 독도함이 고정익 함재기 운용을 단순한 개념이 아닌 실제적으로 받아들여서 세심히 설계되었음을 뜻합니다.

또한 SPN-720 레이더는 미국해군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에 달려 있는 고정익기 관제용 착함관제레이더인 SPN-46과의 경쟁을 이기고 채택된 시스템이기도 합니다. 이 의미는 독도함이 고정익 함재기 운용을 단순한 개념이 아닌 실제적으로 받아들여서 세심히 설계되었음을 뜻합니다.

▲2018년 5월 14일 열린 마라도함 진수식

2. 독도함은 인빈시블급 경항공모함을 건조한 영국의 BAe SEMA의 기술진과 공동으로 설계되어 항공장비 운용을 위한 각종 설계사항이 반영된 전투함입니다. 수직이착륙기 운용을 위한 12도 각도의 스키 점프갑판의 장착능력을 갖추며 해리어급 전투기의 운용이 가능한 대형 엘리베이터와 내부 적재공간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데이터는 차기함 마라도급에서 소중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3. 영국해군이 포클랜드 전쟁 당시 배웠던 항공모함급 대형 수상함에 대한 방어시스템, 함의 형태와 구조가 항공기 운용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련된 항공모함 설계사상을 영국을 통해 배워올 수 있었습니다.

4. 영국의 설계진의 자문에 따라 군사전문지에 실린 항공모함의 외형적인 함재기 최대 운용수와 실제 운용될 수 있는 적정 함재기 운용 수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데이터 자료에 의하면 2만톤급 인빈시블급 항공모함은 최대 22대의 해리어 및 헬기를 운용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많아야 18대 해리어 전투기 운용을 주로 한다면 14대 정도가 운용되어야 최적입니다.

5. 경항공모함에 대한 여러가지 단점들도 많이 밝혀졌는데 영국해군의 평가에 따르면 인빈시블의 작은 선체는 해리어 운용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으며 이는 인빈시블과 동급의 경항공모함을 운용하고 있는 스페인 및 이탈리아도 공통으로 겪고 있는 문제라고 합니다. 항공모함 건조기술 및 운용 노하우는 영국의 설계진을 통해 해군 조함단에게 자세히 전달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해군은 기존의 경항공모함의 함재기 대수로 알려진 약 20여대의 함재기를 운용하기 위해서라도 최소 3만톤급의 전용 항공모함이 필요함을 알게되었습니다. 특히나 한국해군이 차후 선택할 수 있는 함재기 F-35B는 해리어 보다 체적은 30% 이상 크고 중량이 2배 늘어났으므로 항공모함의 대형화는 필수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대한민국에 항공모함이 필요한지 없는지에 대한 설왕설래가 계속 되는 가운데 독도함을 통해 위 5가지의 현실적인 문제를 배우게 되었고 이 경험들은 앞으로 한국 해군이 나아갈 방향에 크게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