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전투부대를 지켜낸 대한민국 공병의 위엄

지난 2011년, 소말리아에 파견 중인 청해 부대가 한국군 사상 최초로 '해외 인질구출작전(아덴만의 여명 작전)'에 성공했다. 그런데 한국군이 소말리아 해적과 대적해 승리한 것이 두 번째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소말리아 해적은 1991년 내전 때 활동하기 시작한 군벌 민병대의 또 다른 모습이다. 19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소말리아는 1969년 모하메드 시아드 바레 장군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22년간 독재정권이 유지됐다. 1991년 이에 불만을 품은 군벌 아이디드가 내전을 시작하면서 무정부 상태가 시작됐다.

1992년 9월, 대한민국은 161번째 UN 회원국이 되었고, 1993년에는 'UN평화유지활동'을 목적으로 대한민국 군대가 소말리아에 파견된다.

당시 내전으로 군벌의 민병대들이 민간인을 학살하자 국제 평화 유지군이 소말리아에 파병되었고, 이때 우리 군도 동참했다.

우리 군은 1993년 7월 건설공병 대대를 파병했다. 파병된 부대는 공병장비 외에 81mm 박격포와 같은 중대 지원화기 정도만 보유하고 있었다.

때문에 한국 공병 대대의 안전을 걱정한 국제 평화 유지군은 이탈리아 보병대대 진지 내에 주둔하도록 배려했다.

1개 대대 병력에 '망구스타 공격 헬기'를 보유하고 있던 이탈리아군은 우리 공병대의 안전을 보장했고, 이에 우리 공병대는 재건 작전에 몰두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얼마 뒤...

소말리아 군벌의 습격이 있었다. 우리 공병대를 지킬 것이라던 이탈리아 보병대대는 기습공격에 대피해버렸다.

이에 우리 공병 대대는 81mm 박격포 등을 동원해 반격에 나섰고, 결국 소말리아 군벌 민병대는 우리 공병 대대의 정확하면서도 강력한 반격에 후퇴했다.

소말리아 재건 작전에 투입된 우리 공병대가 이탈리아 전투부대 기지를 지켜주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후 평화 유지군 사이에서는 "한국군은 공병대도 강력한 전투력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 났다. 

UN 회원국이 되고 첫 파병 임무를 맡았던 우리 공병 대대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후 1994년 3월 철수했다.

현재 한국의 평화 유지군은 레바논, 아이티, 남수단 등에 파병되어 지역사회의 발전과 유대강화에 중점을 둔 작전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