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크고 쎄면 장땡이라는 러시아식 포병무기의 종지부를 찍는 물건입니다. 1975년 채용되어, 현재까지 일부 외곽에 위치한 포병부대에서 소량운용중인 무려 구경만 203mm 나 되는 자주포로써, 차체는 T-80 전차 에서 보기륜 1개를 추가한 형태입니다.

이 무기는 아주아주아주 문제가 많아서, 얘를 통해 우리는 포병의 효율적인 운용방법과 어째서 곡사포들은 구경을 더 크게할 수 있는데도 대부분 구경이 동구권은 152mm 서방은 155mm 일까? 라는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무기의 단점을 잘 아실분들은 80~90년대 군번 분들중에 포병출신, 그중에서도 M110 자주포 를 운용하셨던 분들이실텐데, 특히 아주 지대하게 공감 하실겁니다.

파이온과 똑같은 203mm 구경을 썼던 이 M110 자주포는, 화력은 강하지만, 보급과 운용이 어려운 대구경인 203mm 라는 포탄을 채택하여 안그래도 자주포 차체에 무게배분에서 부터 부담을 주었고, 운용인원을 늘림과 동시에 포탄을 날릴때

이 힘을 이끌어줄 포신을 더 길게하면 차체가 불안정해지고, 짧게하면 사거리와 명중률이 떨어지는 단점때문에 그 시절 국군마저 땜빵용으로 쓰다버린 물건입니다. 사실... 한국군이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자주포 강국이라 교체가 빨라졌을뿐 옆동네 일본에서는 아직도 저걸 현역으로 사용중입니다.

어쨋든 M110 의 그 문제점은 이 파이온도 그대로 가지고 있는데, 구경이 너무커서 자주포의 포탑을 만들어 전자장비를 탑재하는게 거의 불가능하여 적에게 공격받을 경우 아주 좋은 목표가 되었기에 당시 소련은 짱구를 굴리다가 아주 소련다운 해결법을 찾아내게 됩니다.

그건바로

1. 포신은 10m까지 늘려서 명줄률과 사거리를 해결하고

2. 전차차체를 쓰며 보기륜 1개를 더 추가해 무게중심을 잡고

3. 탄약 공급차를 별도로 두어 혼성부대를 꾸린다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덕분에 문제가 해결되긴 커녕 더 어려워졌는데, 구경이 커지면서 그걸잡으려고 포신을 늘리고 그걸 버틸 차체를 키우는 바람에 적에게 탐지될 확률이 높아졌고, 운용인원도 7명이나 되고 구경때문에 발사준비시간도 오래걸림과 동시에 제식화가 안된 대구경이라 보급도 어렵다는 문제가 더 생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덕분에 문제가 해결되긴 커녕 더 어려워졌는데, 구경이 커지면서 그걸잡으려고 포신을 늘리고 그걸 버틸 차체를 키우는 바람에 적에게 탐지될 확률이 높아졌고, 운용인원도 7명이나 되고 구경때문에 발사준비시간도 오래걸림과 동시에 제식화가 안된 대구경이라 보급도 어렵다는 문제가 더 생기게 되었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결과죠... 심지어는 저 파이온 자주포는 크기대비 탄약고의 한계로 자체적인 탄약 보관수는 4발 밖에 안되었고 탄약차를 가져와도 8발...

결국에는 러시아도 소련때 쓰던거를 울며겨자먹기로 현재까지 일부부대가 화력을 위한 땜빵으로 사용하는게 전부입니다. 그래서 현대자주포는 제식화된 효율적인 포탄구경에 첨단화와 발사성능을 높이는 방법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효율성' 이라는걸 못 따르고 지나친 화력추구에 대한 안좋은 결과가 된 거죠...

그래서 북한군의 장사정포 중 하나이자, 북한최대 자주포인 170mm 주체포도 파이온을 바탕으로 만든건데, 북한군의 한계가 명확한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소련보다도 안좋은 보급 및 유지력으로 비 제식화된 포탄을 여러종류 써서 자체 보급도 어렵고... 발사시간도 오래걸리고 운용인원도 많고... 게다가 구경이 너무커서 밀폐형 포탑을 쓰기에도 애매한...

그래서 결국엔 초반부 화력이 강해도 클라이막스를 지나 후기로 갈 수록 오히려 자체 유지력이 딸려 타격당하거나 자멸하는 엔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