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21세기의 전장 환경은 최첨단 무기와 스마트 폭탄이 지배하고 있다.

지휘부에 앉아서도 적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고, 버튼 한 번으로 수백, 수천 킬로를 날아가는 미사일은 적의 지휘부를 정확하게 타격한다.

그러나 이 같은 추세와는 다르게 개발된 지 수십 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 중인 구형 무기들이 존재한다.

지상 무기 가운데 현역 최고령 M1911 권총

1911이란 숫자는 이 권총의 개발 연도다.

미 해병 특수부대나 연방 수사국(FBI)이 M1911을 애용하고 있다. 튼튼하고 간단한 구조를 가졌기 때문에 청소와 정비가 쉽다.

실제 M1911을 쏴 본 사람들은 손바닥에 착 감기는 느낌을 준다고 한다. 100년 넘는 역사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닌 것이다.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H

사람 나이로 치면 환갑이 넘은 'B-52H'는 아직도 현역일 뿐만 아니라 미 공군 전략폭격기의 주력이다.

B-52H는 1952년 시험비행에 성공한 뒤 55년부터 미 공군이 도입한 폭격기다. 이후 월남전·걸프전·아프간전·이라크전 등을 거치면서 현대 전쟁사의 '산증인'으로 남아있다.

역사가 길다 보니 미 공군에선 B-52H를 '3대가 타는 폭격기'로 부른다.

실제로 2013년 '데이비드 웰시' 대위가 외할아버지 '돈 스프래그(예비역 대령)', 아버지 '돈 웰시(예비역 중령)'를 이어 B-52H 조종사가 됐다.

그의 외할아버지는 베트남전에서 베트콩을 상대로 융단폭격을 퍼부었고, 아버지 돈 웰시는 냉전 시기에 유사시 소련을 핵폭격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었다.

최근 미 공군은 B-52H의 통신장비를 업그레이드하고, 엔진도 신형으로 바꾼다는 계획을 세웠다. 적어도 2040년까지는 B-52H가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얘기다.

러시아의 잠수함 구난 지원함 코무나

코무나는 1913년 진수한 뒤 1915년 취역했다.

배가 첫 항해에 나설 시절 러시아는 러시아제국으로 불렸다. 이후 소련을 거쳐 지금의 러시아 공화국까지 이 배는 굴곡진 러시아 현대사의 산증인으로 남아 있다.

코무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레닌그라드 방어전'에 투입된 뒤 독일 공군의 공습을 받아 여러 차례 침몰 위기를 겪었으나 끝까지 생존했다.

이후 소련 해군은 84년 코무나를 퇴역시키려다 곧 취소했다. 오히려 99년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받았고, 2009년에는 영국제 '심해 잠수정'을 탑재했으며, 현재는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 공군의 고공정찰기 U-2 드래곤 레이디

※ 오산기지에 착륙하는 U-2 정찰기

이 항공기는 냉전 한복판에 서있었던 미 공군의 '첩보기'이다. 55년 첫 비행을 했고, 2년 뒤 배치됐다.

U-2는 성층권인 고도 25㎞까지 올라가 지상을 촬영할 수 있다. 그래서 U-2 조종사는 우주복 같은 조종복을 입는다.

개발 당시 소련에는 U-2의 비행 고도까지 올라갈 수 있는 지대공 미사일이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 U-2는 소련 등 공산권의 영공을 제집 드나들 듯이 다녔다.

현재 주한 미 공군은 지금도 U-2를 북한 정찰에 활용하고 있고, 가끔씩 오산기지에서 U-2를 볼 수 있다.

미 육군의 M2 브라우닝 중기관총

미 육군이 1933년 구입한 M2 기관총은 현재도 현역에서 활동 중이다.

미 육군과 미국의 동맹국을 중심으로 100개가 넘는 국가에서 이 기관총을 쓰고 있다. 기관총계의 베스트셀러인 셈이다. 우리 육군은 M2를 조금 손본 K6를 탱크와 장갑차의 탑재용 기관총으로 사용하고 있다.

조립식 다리 M2 장간 조립교

미 육군이 1933년 구입한 M2 기관총은 현재도 현역에서 활동 중이다.

미 육군과 미국의 동맹국을 중심으로 100개가 넘는 국가에서 이 기관총을 쓰고 있다. 기관총계의 베스트셀러인 셈이다. 우리 육군은 M2를 조금 손본 K6를 탱크와 장갑차의 탑재용 기관총으로 사용하고 있다.

조립식 다리 M2 장간 조립교

다리가 없거나 다리가 끊어진 곳에 놓는 조립식 다리인 'M2 장간 조립교'도 수많은 전쟁을 치렀다.

영국 육군이 2차 세계대전 중이던 41년 장간 조립교를 처음 사용했고, 6·25전쟁 중 미 해병 1사단을 장진호 전투에서 구한 게 장간 조립교다.

당시 중공군은 미군의 퇴로를 막기 위해 수문교를 파괴했다. 미군은 공중에서 투하한 장간 조립교로 진로를 개척했다.

이처럼 도입 60년이 넘는 무기가 수두룩한 이유는 무엇일까?

구형 무기를 계속해서 사용하는 것은 경제적인 이유(예산 부족)가 대부분이지만 큰 비용을 들여 대체할 무기를 개발해도 그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무기들이 그대로 사용되는 건 아니다. B-52H와 같이 끊임없이 개조하거나 업그레이드를 받아 도입 당시와 전혀 달라진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