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돌목(명량)의 힘겨웠던 전투를 승리로 이끈 후

마침내 충무공께서는 조선 수군을 부활시킵니다.

그리고 1598년 8월

조선 침략의 원흉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나니와의 영광이 한순간의 물거품임을 깨달은 후

파란만장했던 생을 마감합니다.

이후 일본의 고다이로들은

조선에 파병된 다이묘들의 군대를 단계적으로 철수시킬 것을 결의합니다.

장장 7년에 걸친 조일전쟁이 끝을 보인 겁니다.

일본의 일방적 침공을 받아 전국토가 유린되고

수없이 많은 무고한 생명이 산천초목에 묻혀 백골이 된 최악의 전쟁

 그 전쟁을 일으킨 원흉은 오사카의 거성에서 호사를 누리다 죽었지만

실제 전쟁을 수행했던 조선의 민중들과 장수들

도요토미 휘하의 다이묘들과 군사들은

깊은 원한과 두려움을 가슴에 품고 복수와 생존의 갈림길에 놓인채

다가올 마지막 전투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각자 서로 다른 생각을 마음에 품은채

한쪽은 자신들의 평화와 질서를 뒤흔든 철천지 원수들을 그냥 보낼 수 없었고

다른 한쪽은 등떠밀려 나온 전쟁이니 어떻게든 목숨만은 부지하여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 밖에 없었습니다.

복수냐 생존이냐

어떤 식으로든 결판이 나야하는 생사의 기로에서

1598년 음력 11월 

서로의 생명들이 부딪혀 울부짖고

혼들이 자웅을 겨뤄 피워낸 장엄한 불꽃이 

노량해협에서 찬란하게 빛을 발합니다. 

그리고

이 전투를 마지막으로 우리는

조선 최고의 명장이자

어쩌면 한국사 제1의 명장으로 손꼽아도 손색이 없을

이순신의 죽음을 목격하게 됩니다.

 오늘은 노량해전입니다.

노량해전

구석에 몰린채 철수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다이묘들은

도요토미의 죽음이 전해진 시점에서

완전히 전의를 상실합니다.

어떻게든 목숨만은 부지하여 고향으로 돌아갈려는 마음으로

고니시 유키나가는 명나라 육군제독 유정과 협상을 벌여 휴전약속을 받아냅니다.

유정은 다 끝난 전쟁에서 굳이 피를 보고 싶지 않았을테고

고니시는 병력을 보존하여 일본으로 무사귀환하는게 목적이니

서로의 이해관계 맞아떨어진거죠. 

이 시기 난중일기의 기록을 보면

전시작전권을 잃어버린 나라의 지휘관된 심정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풀길 없는 원한에 사무친 충무공의 절절한 심정...

오늘날의 대한민국 지휘관들이 전작권을 잃은채

원수를 눈 앞에 두고도 함부로 할 수 없었던 통제공의 울분을

과연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요...

상황은 이런 공의 마음을 아랑곳하지 않고 흘러갔습니다.

1598년 음력 11월 9일

조명연합함대는

전남 고흥 나로도를 출발하여 여수를 거쳐 광양만으로 전선을 이동한 후

11일 고니시군이 주둔 중이던 순천 왜교성에서 4.5km 떨어진 유도에 도착합니다. 

각자 서로 다른 생각을 마음에 품은채

한쪽은 자신들의 평화와 질서를 뒤흔든 철천지 원수들을 그냥 보낼 수 없었고

다른 한쪽은 등떠밀려 나온 전쟁이니 어떻게든 목숨만은 부지하여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 밖에 없었습니다.

복수냐 생존이냐

어떤 식으로든 결판이 나야하는 생사의 기로에서

1598년 음력 11월 

서로의 생명들이 부딪혀 울부짖고

혼들이 자웅을 겨뤄 피워낸 장엄한 불꽃이 

노량해협에서 찬란하게 빛을 발합니다. 

그리고

이 전투를 마지막으로 우리는

조선 최고의 명장이자

어쩌면 한국사 제1의 명장으로 손꼽아도 손색이 없을

이순신의 죽음을 목격하게 됩니다.

 오늘은 노량해전입니다.

노량해전

구석에 몰린채 철수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다이묘들은

도요토미의 죽음이 전해진 시점에서

완전히 전의를 상실합니다.

어떻게든 목숨만은 부지하여 고향으로 돌아갈려는 마음으로

고니시 유키나가는 명나라 육군제독 유정과 협상을 벌여 휴전약속을 받아냅니다.

유정은 다 끝난 전쟁에서 굳이 피를 보고 싶지 않았을테고

고니시는 병력을 보존하여 일본으로 무사귀환하는게 목적이니

서로의 이해관계 맞아떨어진거죠. 

이 시기 난중일기의 기록을 보면

전시작전권을 잃어버린 나라의 지휘관된 심정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풀길 없는 원한에 사무친 충무공의 절절한 심정...

오늘날의 대한민국 지휘관들이 전작권을 잃은채

원수를 눈 앞에 두고도 함부로 할 수 없었던 통제공의 울분을

과연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요...

상황은 이런 공의 마음을 아랑곳하지 않고 흘러갔습니다.

1598년 음력 11월 9일

조명연합함대는

전남 고흥 나로도를 출발하여 여수를 거쳐 광양만으로 전선을 이동한 후

11일 고니시군이 주둔 중이던 순천 왜교성에서 4.5km 떨어진 유도에 도착합니다. 

이에 더욱 위협을 느낀 고니시는 크게 긴장하지만 

유정과의 약속을 믿고

당시 사천에서 철수 준비중이던

 시마즈 요시히로에게 상황을 알리기 위해 선발대 10척을 보냅니다.

하지만 

이 쥐새끼 같은 놈들이 감히 어딜 도망칠려고!?

 이를 그냥 보내줄 조선수군이 아니었습니다.

광양만 내의 묘도 인근에서 발각된 고니시의 선발대는

조선 수군에 의해 진로가 차단되고 격퇴 당합니다.

이에 분노한 고시니는 유정에게 강하게 항의합니다.

이 짱X 쉐끼야 보내준다며!?

이에 유정은

전공을 세우기 위해 그나마 조선 측에 협조적이었던

명나라 수군도독 진린을 알선해주었고

고니시는 진린에게 뇌물을 바치며 협상을 제안합니다.

헌데 진린은 한술 더 떠 전쟁의 성과물인 수급을 요구합니다.

 전투 없이 공을 세우려는 속셈이었습니다.

근데 그 수급이 누구겠습니까?

일본군? 명나라군? 아니죠...

포로가 된 조선 군인과 백성들의 수급이었습니다.

이에 통제공은 비통함을 금치 못하며

더더욱 적개심을 불태웁니다.

하지만 진린은 고니시 측의 끊임없는 공작과 뇌물공세에 휘말려

결국 고니시군의 연락선이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줍니다.

이때 고시니는 진린의 알선을 받아

통제공께도 직접 사자를 보내 뇌물을 건내며

길을 내줄 것을 간청하는 만행을 선보입니다.

원수의 적 무리가 어찌 감히 이같이 외람한고!

진린은 한술 더 떠 눈앞에 있는 고니시를 놔두고

대신 남해에 있는 적들을 토벌하자고 통제공께 제안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적이 아니라 포로가 된 조선의 백성이었습니다.

통제공은 완강히 반대합니다.

'나는 대장이 되어 결코 적을 내버리고 우리 백성을 죽일 순 없소!'

사실 통제공은 진린 보다 상급자였습니다.

명나라 황제가 하사한 명나라 벼슬의 서열 상

진린은 통제공 보다 아래였기 때문입니다.

진린 역시 통제공을 상급자로 대우하긴 합니다.

하지만 상국인 명나라의 장수인데다

전공을 탐내고 부패한 인물이었던 탓에

통제공은 꽤나 골치를 썩게 됩니다.

이렇게 왜놈보다 더한 대국의 장수를 어르고 달래며

적을 갈아버릴 생각에 밤잠도 이루지 못하는 나날이 지속됩니다.

진린이 놓아 보낸 연락선의 전갈을 받은

사천의 시마즈 요시히로는

고시니를 구출하기 위해

고성의 다치바나 무네시게와 남해의 소 요시토시에게 전갈을 보내는 한편

병력을 집결시켜 500여척에 이르는 함대를 결성

(대략 300~500여척으로 추정)

창선도에서 대병력을 출발시킵니다.

하지만 이미 통제공은 작전 구상을 마치시고 사전 준비 작업을 해둔 상태였습니다.

마음에 쌓이고 쌓인 한을 풀기 위해

무고한 백성의 피로 적셔진

희생자의 제단에 바칠 제물을 마련하기 위해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 될 부산으로 가기 위해

노량해전은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이 원수를 무찌를 수만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나이다!'

此讎若除 死即無憾 (차수약제 사즉무감)

11월 18일 저녁 6시경

남해도에 파견된 경상우수사 이순신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시마즈의 구원군이 노량으로 진공 중이란 소식이었습니다.

이에 통제공은 즉시 함대를 출격시킵니다.

이랬다 저랬다 갈피를 못잡으며

통제공의 발목을 부여잡던 진린 역시 일단 출격합니다.

통제공께서는

본대를 이끌고 관음포에

진린의 명나라 수군을 포함한 삼도수군 복병장 휘하의 함대는

노량의 입구 북쪽에 있는 죽도에 매복하여

아무 것도 모른채 진군 중이던 일본 함대를 기습 공격합니다.

먼저 삼도수군 복병장 휘하의 병력이

불 붙은 짚단과 장작더미를 던지는 등의 화공을 구사해 적의 선봉대를 무너뜨립니다.

매복에 걸려 기습을 당한 일본군은 당황했지만

시마즈 요시히로는 나름대로 명장이었습니다.

그는 기습 공격한 함대의 수가 얼마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우세한 병력수를 이용하여

집단돌파를 구사하며 조선 수군을 밀어부칩니다.

이때 죽도에 매복 중이던 명나라 수군도 본격적으로 일본군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명나라 함대가 일익을 담당하여 적극적으로 전투에 참여한 건 아닌걸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이덕형의 보고서를 담은 실록의 기록은 소극적이었다 

제가 찾은 자료의 교차검증 과정에서는 일정 부분 기여했다라는 대목이지만 일단 글에는 포함시켰습니다)

이때의 전투는 격렬했습니다.

조선수군은

원거리에서 포격전 위주로 작전을 전개했던 그 동안의 전법에서 탈피하여

백병전도 마다하지 않으며 근접전을 전개한 겁니다.

아마 기습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적의 전위가 완전히 접근할 때까지 기다렸을거고

화공을 펴기 위해

불붙은 짚단을 이용한 걸로 보아

함선 간의 간격을 좁게 유지해서  

적의 완전한 섬멸을

목표로 했기 때문으로 보여집니다.

  이에 대응하여 시마즈는 어린진을 구성하여

돌파를 강행하려 합니다.

기습에 걸려 전위는 붕괴 됐지만

본대와 후위는 건재했기 때문에 병력의 우위를 적극 활용하여 정면 돌파를 시도한 겁니다.

바로 이때 관음포에 매복 중이던 통제공의 본대가

경상우수사 이순신을 선봉장으로 하여

첨자찰진을 구성하여

일본 함대의 중앙을 뚫어 버립니다.

중앙이 무너지고 진형이 붕괴되자 일본군은

정면의 명나라 함대

좌우 양익의 조선 함대 안에 갇혀 버리게 됩니다.

거기에 화공을 당한 전위의 함선들이 뒤엉키면서

전장은 말그대로 아비규환의 난장으로 뒤바뀝니다.

바로 이때 물길이 바뀝니다.

노량에서 여수 방면으로 흐르던 물길이

반대방향으로 뒤바낀 겁니다.

이에 시마즈 요시히로는 

조일 양국 함대의 난전을 틈타

고니시군은 이미 철수했을테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퇴각을 결정합니다.

또한, 시마즈 군을 주력으로 한 본대는 조총사격술이 뛰어났습니다.

일본군은 지휘계통을 무력화시켜 돌파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선군 장수들을 집중 저격하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명나라 함대가 조명 연합군 중 제일 약한 부위였는데

이를 포착한 시마즈는 거세게 밀어부쳐

결국 

겨우겨우 목숨만 부지한채 퇴각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맞은편인 강진만 방면으로 탈출하려 관음포에 진입한

일본 함대는 무사하지 못했습니다.

관음포구는 닫힌 포구였고

일본함선들이 관음포구에 갇히는 상황이 연출된 겁니다!

밤을 꼬박 새운 전투가 절정에 달해

어느덧 여명이 밝아올 무렵

일본군은 자신들이 놓인 상황을 알아채곤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구석에 몰린 상태에서 일부는 함선을 버리고 남해도로 도망쳤지만

그렇지 못한 일본군은 완강히 저항하며

활로를 뚫기 위해 더더욱 거세게 몸부림칩니다.

이 싸움에서 명나라 수군 부총병 등자룡이 전사하고

도독인 진린의 배에서도 백병전이 벌어질 만큼 대접전이 벌어집니다.

통제공은 서둘러 진린의 대장선을 구원하기 위해

일본군의 지휘관이 타고 있던 층각선에 화력을 집중합니다.

이에 일본군은 진린의 함선을 버리고

자신들의 장수를 구원하는데 집중했고

진린은 겨우 목숨을 부지합니다.

관음포의 입구를 틀어 막고

포위섬멸전을 구사하여 퇴각하는 일본군을 차례차례 격파하면서

조선 수군의 함성은 노량 전체에 울려퍼진 반면

일본군의 비명은 바닷 속 깊숙이 잠기면서

전투는 막바지를 향해 치닫습니다.

1598년 음력 11월 19일 오전 8시경

戰方急愼勿言我死
(싸움이 급하니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

어디서 날아온지 모를 적의 총탄에

맏아들 회와 조카 완이 지켜보는 가운데

통제공께서 순국하십니다.

군관 송희립은 이들이 곡 하는 걸 막은 뒤 기치를 흔들고 북을 치면서 독전합니다.

전투는 계속됩니다.

11월 19일 오후 12시 무렵

적선 200여척을 격침시키고 500여급을 참수하고

적에게 수천명의 사상자를 안겨주면서

조일전쟁의 해전 역사상 가장 처절했던 전투의 막을 내립니다.

그리고

이어진 남해도 전투를 마지막으로 7년에 걸친 조일전쟁 역시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노량해전은 7년 전쟁 동안 일본군의 만행과 침략에 대항했던

조선 백성들의 분노와 한이 서린 전투였습니다. 

전투가 얼마나 격렬했던지

명량해전에서조차 거의 없었던

수군의 전사자가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전략, 전술 상의 이유로 보나

그 동안 일본군이 저질렀던 만행으로 보나

쌓이고 쌓인 울분과 한으로 보나

통제공은 절대 침략자를 곱게 돌려보낼 생각이 없었습니다.

때문에 당신의 목숨을 바쳐가면서 까지도

일본군에 섬멸적 타격을 가한 겁니다.

노량해전의 의의에 대해서는 감히 말하지 않겠습니다.

지금까지

최후까지도 의기를 잃지 않고

조선 백성의 아픔과 한을 풀어주는데 진력했던

조선 삼도수군통제사 충무공 이순신 

그의 마지막 전투였습니다.